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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그날의 한 끼

"그깟 밥 한 끼가 뭐라고"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먹는 것에 진심입니다. 그냥 대충 한 끼 때운다는 느낌은 전혀 없이 그 음식의 맛을 최대한 느끼고 즐기려고 하죠. 그래서 한 끼에 우리 돈으로 15,000원 넘기는 것은 예삿일이고 그만큼 먹는 양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는 왜 그렇게 끼니에 집착을 할까요? 그리고 왜 우리는 그런 그의 모습에 공감을 느낄까요? [식당사장 장만호]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깊게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주인공 장만호의 아내 선경은 장만호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힘들게 가정 경제를 지탱했을 때도, 그래서 본인이 가정의 모든 무..
"그깟 밥 한 끼가 뭐라고"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먹는 것에 진심입니다. 그냥 대충 한 끼 때운다는 느낌은 전혀 없이 그 음식의 맛을 최대한 느끼고 즐기려고 하죠. 그래서 한 끼에 우리 돈으로 15,000원 넘기는 것은 예삿일이고 그만큼 먹는 양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는 왜 그렇게 끼니에 집착을 할까요? 그리고 왜 우리는 그런 그의 모습에 공감을 느낄까요?

[식당사장 장만호]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깊게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주인공 장만호의 아내 선경은 장만호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힘들게 가정 경제를 지탱했을 때도, 그래서 본인이 가정의 모든 무거운 짐들을 감내해야 했을 때도, 심지어 운영하던 식당이 잘 되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도 입버릇처럼 다음과 같이 불평했기 때문입니다.

"식구들과 김 오르는 밥상에 둘러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밥을 먹어 보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야."

가끔씩 본가에 들르면 어머니는 꼭 손수 지으신 따뜻한 밥 한 끼를 내어주시며 먹고 가라고 하십니다. 이제는 연세가 있어 힘드실까 봐 나가서 먹자고 해도 직접 지으신 밥과 소박한 밑반찬 몇 개와 막 끓인 된장찌개를 내어 주시며 먹고 가라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어머니가 그렇게 하신 데에는 따뜻한 밥 한 끼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의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깟 밥 한 끼가 뭐라고.
그깟 따뜻한 밥 한 끼라고 대체 뭐라고.


"매일 마주하는 한 끼의 의미"


보통의 우리들은 하루에 세 끼를 먹게 됩니다. 일주일이면 스물한 끼, 한 달이면 구십 끼, 일 년이면 무려 1,095끼를 먹는 셈이죠. 물론 저도 그렇고요.

그렇게 일상처럼 먹는 한 끼는, 아이러니하게 그렇게 일상처럼 먹기 때문에 불과 일주일 전에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대체 한 달 전 월요일에, 1년 전 오늘에 무엇을 먹었을까요? 그리고 이토록 매일 먹는 음식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가 매 끼마다 먹는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고 허기를 달래는 것보다 더 많은 의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음식이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역사가 될 수도 있으며 또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음식은 사람을 이해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고 세상을 보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뻔하디 뻔한 음식의 역사나 그 재료에 대한 얘기, 또는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같은 얘기는 담지 않았습니다.

대신 음식으로 세상과 사람을 보는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음식도, 결국은 사람이니까요.
출간작가 겸 책방주인입니다. 에세이부터 인문학까지 다양한 책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잠들지 않는 전자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출간도서: 그날의 한 끼,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가 하는 말 (인문학), 나를 찾아가는 리더십, 캐리어 끌고 동남아로 가출하다, 나만의 차별화된 글쓰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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